이 이야기는 특정 인물과 관계 있을지도 모릅니다.

A라는 소년이 있었다. 어릴 적부터 꽤나 공부를 잘 하는 아이였다.


A는 책을 좋아했다. 친구 집에 놀러가도 자기 집에 없는 책이 보이면 우선 그 걸 읽지 않으면 안 되는 그런 아이였다. 겁도 많고 눈물도 많은 아이였지만 책을 읽을 때만큼은 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엄숙한 얼굴과 진지한 태도를 보이는 아이였다.

A는 책을 읽으면서 수많은 경험을 했다. 이 세상 모든 곳에 있는 모든 것들과 친구가 되었으며, 점박이 강아지들과 의기투합하여 악당을 물리치기도 하였고, 나쁜 어른들에게 잡혀간 친구를 구하러 먼 길을 떠나기도 했다. 먼 과거, 공룡이 돌아다니는 시절엔 지구의 모습이 어땠는지도 A는 알았고, 풍뎅이들은 뭘 먹고 자라는지도 A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A가 가장 좋아하던 책은 역사에 관한 책이었다. 처음으로 인류가 도구를 사용하던 먼 과거에서 시작해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A의 머릿속에는 모든 역사가 존재했다. 잠을 자다가도 누가 물으면 대답할 수 있을 정도로 A는 역사를 사랑했다.

A가 두 번째로 좋아하던 책은 철학에 관한 책이었다. 어릴 적부터 책을 많이 읽었던 A의 머릿속에는 수많은 질문들이 존재했고, 개중에는 쉽게 대답할 수 없는 것들도 많았지만, 철학자들의 책을 읽다 보면 왠지 그런 질문에 대한 답이 있을 것 같았다. 어린 시절 공자가 누구인지, 데카르트가 어떤 말을 남겼는지도 몰랐지만 A가 즐겨 읽는 책들 중에는 항상 철학이 포함되어 있었다.

A가 세 번째로 좋아하던 책은 천문과 우주에 관한 책이었다. 대도시에서 자란 A는 별이 그렇게나 많이 존재한다는 것을 책을 보고 처음 알았다. 인공 불빛에 가려진 별들은 밤이 되어도 쉽게 얼굴을 내밀지 않았지만, 되려 그랬기에 A의 마음 속에는 항상 별이 있을 수 있었다.

A는 책을 읽으면서 꿈을 키워나갔다. 그는 역사학자가 되고 싶기도 했고, 철학자가 되고 싶기도 했고, 천문학자가 되고 싶기도 했다. 그걸 위해서 A는 열심히 공부했고, 끝없이 책을 읽었다.


시간이 흘러 A는 대학생이 되었다. A가 좋아하는 것은 여자, 술, 돈, 그 외 자신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중에서 책은 가장 하위에 속하였다. 마음 속의 별은 이미 오염된 하늘로 뒤덮여 보이지 않았고, 철학적 사유는 서투른 니힐리즘에 빠져 어디론가 사라져버렸으며, A가 가장 즐겨 가까이하던 역사는 먼 과거의 잔해 그 어딘가 묻혀 잊혀진지 오래였다.

그런대로 공부를 한 덕택에 그럭저럭 좋은 대학교에 들어간 A였지만, 이미 그에게서 꿈과 희망이라는 단어는 멀어져 버렸다. 그에게 기대를 걸고 있던 수많은 사람들은 다들 타락했다며 그를 비난하고 욕하고 비웃었지만 A는 신경쓰지 않았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오로지 지금 눈 앞의 현실뿐이었고, 과거와 미래는 그가 알 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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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위 이야기의 주제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시오.

A. 아무 것도 모르는 주제에 꿈만 컸던 초딩이 대학생이 되어 현실을 깨닫다.

by 가륜 | 2008/08/20 17:11 | 트랙백 | 덧글(1)

실버경께서도 말씀하셨지만..

게임은 포스팅의 적.


여행기보다 수렵기를 먼저 쓰게 될 지도 모르겠음.

아놔-_- 열 두 시간이 넘도록 솔플을 해도 질리지 않는 게임은 또 간만일세.

by 가륜 | 2008/08/18 22:32 | 나의 일기장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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